말 한마디의 힘: 감정이 관계를 무너뜨릴 때
연인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거리에는 가로등 불빛이 아늑하게 깔리고, 도로 위를 스치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마치 반짝이는 별처럼 어두운 아스팔트 위를 지나고 있었다. 서로를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짓던 남녀가 저녁 시간이 되어 어디서 식사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여자 친구가 살짝 기대어 물었다.
“우리 파스타 먹으러 갈까?”
그러자 남자 친구는 별 고민 없이 대답했다.
“나는 파스타 정말 싫어해.”
그 순간 여자 친구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마치 찰나의 순간에 마음속의 어떤 끈이 탁 하고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건 단순히 파스타 때문이 아니었다. 남자 친구의 말투, 태도, 감정이 실린 방식이 문제였다. 말이라는 것은 단순한 정보 전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상대의 감정을 흔들고, 관계를 조율하며, 때로는 평생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남기도 한다.
말이 관계를 만든다
인간은 말을 통해 관계를 맺는다. 때로는 단 한 마디가 관계를 망치고, 때로는 단 한 마디가 관계를 되살린다. 남자 친구가 굳이 “나는 파스타 정말 싫어해.”라고 말하지 않고도, 다른 방법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갈까?”
“이탈리안도 좋지만, 오늘은 일식이 좀 땡기는데 어때?”
같은 거절이지만 표현이 달랐을 때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천지 차이다. 사람의 말은 칼과 같다. 휘두르는 사람은 아무렇지 않아도, 맞는 사람은 상처를 입는다. 아니, 칼이 아니라 물결에 가깝다고 할 수도 있겠다. 조용히 퍼져 나가며 상대방의 마음을 감싸거나, 거친 파도가 되어 상대의 감정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는 것이다.
말이란 묘한 것이다. 나는 내 기분을 솔직하게 표현했을 뿐인데, 상대방은 그 말에서 감정을 읽어내고, 거기에 상처를 받는다. 그러고 나서 나에게 등을 돌릴 수도 있다. 한순간에 남보다도 먼 사람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말을 쉽게 내뱉는 사람들이 있다. “난 솔직한 성격이야.”라고 말하면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것은 솔직함이 아니라 배려의 부족이다. 말에는 단순한 정보 이상의 힘이 있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웃게도 만들 수 있고, 눈물짓게도 만들 수 있으며, 사랑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부정적인 말의 위험성
부정적인 말은 감정을 소비한다. 그리고 감정을 소비하는 일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전쟁을 할 때 사람들은 에너지를 극도로 소비한다. 싸우기 위해서는 긴장해야 하고, 공격하기 위해서는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부정적인 말은 전투의 감정과 닮아 있다.
반면, 긍정적인 말은 평화의 감정과 닮아 있다. 평화로운 감정은 에너지를 거의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에너지를 생성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편안해지고,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을 받는다. 왜냐하면 긍정적인 감정은 우리를 보호하고,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을 보면 주변에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 왜냐하면 부정적인 말을 내뱉는 사람은 스스로 부정적인 기운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할수록,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그 사람 주위에 모여들게 된다. 반대로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사람 주위에는 긍정적인 사람들이 모여든다.
“싫어”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은, 결국 자기를 싫어할 사람을 부르게 된다.
“좋아”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은, 결국 자기를 좋아할 사람을 부르게 된다.
우리는 자신의 말을 통해 자신의 삶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주변 사람들의 태도도 바뀐다.
좋은 말이 행복을 부른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하는 말에는 무심한 경우가 많다. 나는 어떤 말을 하고 있는가? 나는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가?
부정적인 말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내 주위에 남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든다. 결국 내가 만든 말이 나를 외롭게 만든다.
반면, 긍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주변이 밝아진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좋아한다. 긍정적인 사람과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인생이 더 행복해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을 덜어내고, 긍정적인 감정을 품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겸손한 사람만이 상대를 이해할 수 있고, 상대를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더 좋은 말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말은 행복을 부른다. 좋은 말은 따뜻한 감정을 만들고, 따뜻한 감정은 좋은 관계를 만든다. 좋은 관계 속에서 우리는 사랑받고, 보호받으며, 인생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러니 한 번 생각해보자. 나는 지금 어떤 말을 하고 있는가? 내 말이 나의 인생을 어디로 이끌고 있는가?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내 말을 듣고 어떤 기분이 들고 있을까?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말이 나를 행복으로 이끌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