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 나는 완벽함을 수많은 색연필로 채워진 그림으로 생각했습니다. 빈틈없이 화려하고, 모든 공간이 찰랑이는 색으로 가득해야만 비로소 아름답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스케치북에 너무 많은 색을 덧바르다가 종이가 찢어져 버렸습니다. 눈물이 났을 때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게 더 어렵다.” 그 말은 오랫동안 내게 수수께끼처럼 남았습니다.1. 조각가의 손끝에서 깨달은 것한 조각가의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대리석 덩어리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 안에 이미 완성된 형상이 있어. 낌새 없는 부분만 도려내면 돼.”그의 손끝에서 떨어져나가는 돌조각들은 ‘완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드러냄’을 위한 행위였습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죠. 끊임없이 더하려는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