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와 미생물이 만나면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아니, 어쩌면 보고싶지 않기도 하고
보이지도 않는 것들
곰팡이는 나쁜 것, 미생물은 좋은 것으로
인식하기 쉽다.
사람은 보이는 것만 보고 느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 둘은 작고, 습한 곳을 좋아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미천하지만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탄생에 꼭 필요한
존재들이다.
둘은 닮았지만 다르다
곰팡이와 미생물은 모두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고,
대부분의 환경에서 조용히 자라며,
삶의 흔적을 남긴다.
곰팡이는 주로 균류이고,
미생물은 박테리아, 고세균, 원생생물 등 더 다양한 집합을 이룬다.
곰팡이는 번식을 위해 포자를 날리고,
미생물은 세포 분열을 통해 스스로를 복제한다.
곰팡이는 썩은 것 위에 피어나고,
미생물은 때로는 썩는 걸 막기도 한다.
한쪽은 분해자로,
한쪽은 창조자이기도 한 셈이다.
곰팡이와 미생물 보이지 않지만
그 역할은 작지 않다.
우리가 먹는 된장, 요구르트, 치즈,
그리고 숲속의 흙 냄새조차
이 존재들 덕분에 가능하다.
그들은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세상의 균형을 지키고 있다.
살다 보면
곰팡이처럼 피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아무도 환영하지 않는,
어두운 감정과 고요한 절망의 시간들.
때로는
내 안에 숨어 있는 미생물처럼
작지만 나를 살리는 무언가가 있다.
기억, 기도, 사랑, 혹은 가슴깊이 새겨진 한마디 말.
우리 삶의 보이지 않는 것들이 때론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때도 있다.
부정적인 것조차
제대로 바라볼 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오늘,
내 안에 있는 작은 존재들
불편한 기억이든,
나를 살리는 소망이든
그 모두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자.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것이 삶을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