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5단계(청소년기:12~22세) - 자아정체감 대 정체감 혼란
이 시기의 주요 사회관계의 범위는 친구나 또래집단으로까지 더욱 확대됩니다. 에릭슨에 따르면 자아정체감은 사회적 지지가 아동기부터 연속적이고 잠정적인 동일시를 형성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아정체감은 내적 충동, 타고난 재능, 기회, 그리고 아동기에 획득한 자아가치가 모두 통합되어 내적 동일성과 개인이 타인에게 주는 의미에 대한 확신감과 연속성을 형성하게 되었을 때 형성됩니다. 이 시기에 청소년은 이상적 가정, 종교, 철학, 사회를 동경하지만 현실적 조건이 이러한 이상향을 충족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떠한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6) 6단계(성인기: 22~34세) - 친밀감 대 소외감
이 단계에서는 주요 관계의 범위가 친구나 애인, 배우자 등으로 확대됩니다. 이 시기에 젊은 성인은 구혼과 결혼을 하고 또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으려 하며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됩니다.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다른 사람의 평가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 단계의 초기에는 이성에 매혹되어 사랑에 빠지기도 하지만, 이성을 알아가는 동안 자신의 이성에 대한 감정, 자신의 미래와 희망, 그리고 성장하면서 어떤 계획을 할지 끊임없이 탐색하고 도전하면서 자아탐색을 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자아탐색에 대한 몰입은 오히려 친밀감 형성을 방해하며 스스로 고독하고 불안하며 자아고립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따라서 진정한 친밀감은 합리적인 자아정체감이 형성될 때에만 가능합니다. 확고한 자아정체감을 확립한 사람만이 타인과의 상호관계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릭슨은 친밀감이 사랑하고 신뢰감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과 성적 상호성을 형성하고, 일과 여가의 주기를 지속하고 자녀출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단계의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자아도취나 친밀한 사회관계를 회피하는 고립 상황에 놓이게 되고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자아도취감에 빠진 사람은 직업을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며, 직업에서 소외감을 갖기 쉽습니다.
7) 7단계(중·장년기:34~60) - 생산성 대 침체
이 단계에서의 주요 관계 범위는 직장과 확대가족의 성원으로까지 넓어집니다. 에릭슨은 이 단계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것을 더 중요한 일이라고 보았습니다. 생산성에는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 외에 학생, 동료 또는 친구를 잘 보호하고, 직업이나 여가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얻게 되는 창조성이 포함되고, 더 나아가 다음 세대로의 사상의 전수까지도 포함됩니다. 인간은 이와 같은 생산성으로 인하여 후세대를 양육하고 가르치는 활동을 함으로써, 이전 세대의 문화와 의식이 후세대로 연결될 수 있게 만든다고 합니다. 생산성과 침체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경우 타인을 배려하고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형성됩니다. 그러나 타인을 충분히 보호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게 될 경우 부정적 자아 특질인 거부 또는 권위주의가 형성됩니다. 이러한 사람은 개인적 욕구충족과 안위가 주된 관심사이며, 자기탐닉을 위한 것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관여하지 않고 보호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생산성이 결여된 사람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생산적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자신의 욕구만을 충족하기 위하여 살아가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황폐화되고 중년기의 위기를 겪게 되며 절망과 인생의 무의미함을 느끼게 됩니다.
8) 8단계(노년기:60~사망) - 자아통합과 절망
심리사회적 발달의 마지막 단계를 에릭슨은 자아통합을 가져오느냐 아니면 절망감을 가져오느냐 라고 하였습니다. 이 단계는 노년기부터 시작하여 사망할 때까지 지속되고, 사회관계의 범위는 인류 전체로 확대됩니다. 이러한 심리사회적 위기의 문제는 죽음을 눈앞에 둔 노년기에 어느 정도 자아의 통합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후회없이 생산적인 삶을 이루었고,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에도 잘 대처한 개인이 통합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자아통합을 성공적으로 성취한 사람은 과거, 현재, 미래의 경험들이 지속성을 지니게 됩니다.
절망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새롭게 살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지배적으로 나타납니다. 강한 절망감을 가진 노인은 인생이 너무 짧다고 느끼고, 인간 존재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느끼지 못하며,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신념을 상실하게 됩니다. 절망감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은 세계 질서와 영적 통합의 의미를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자아통합과 절망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경멸이라는 부정적 자아 특질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에릭슨은 성격의 발달을 개인과 환경 사이의 지속적인 상호 작용의 결과물로 보며, 인간을 전체적인 존재로 보기 때문에 하나의 이상행동이 하나의 원인에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에릭슨은 성인기의 이상행동은 각 개인이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에서 야기되는 신체·심리·사회적 측면이 융합되어 있는 갈등과 긴장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여 자신의 정체감에 대해 혼란을 겪기 때문에 비롯된다고 보았습니다.
에릭슨은 클라이언트의 자기분석 기법을 통해 과거의 경험으로 되돌아감으로써 왜곡된 과거의 경험을 해결하고 통합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인생회고 또는 회상기법은 노인상담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며, 노인이 노화과정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대인관계 기능과 적응 기능을 증진해 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