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까뮈의 마지막 소설 "전락"("La Chute")은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타락에 대한 깊은 철학적 탐구를 전하고 있습니다.
잘나가는 변호사 클라망스는 비내리는 세느강 다리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한 여성이 강물에 뛰어드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그러나 그는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고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방관했던 것입니다. 그 이후로 비명을 지르며 투신하는 여인의 모습이 기억의 표면으로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입니다. 그 때 도와주었더라면 이런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렬한 죄책감과 자기혐오에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클라망스는 자신의 위선과 이중성을 깨닫게 됩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실제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인정받기 위한 것임을 자각합니다. 이로 인해 그는 자신이 위선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참회하는 판사'라는 새로운 역할을 하며 자신의 죄책감을 덜어내고자 합니다.
클라망스의 이야기는 인간이 자신의 죄와 결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참회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도덕적 자기반성과 성찰이라는 주제가 현대인에게 무슨 고리타분한 이야기냐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온라인으로 확산되는 이중적인 인격의 합리화가 돈벌이만 되면 그만이라는 위험이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스스로 도덕적 이중성과 위선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자기반성과 성찰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