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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글을 살리는 책

쏠헤커 2024. 9. 21. 10:05

 

2008년 작가의 꿈을 키우려고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이것저것 찾아보았다. 아직도 책장에 있는 그 책들은 먼지가 쌓여 책등이 회색으로 변해있었다. 그동안 글을 썼던 흔적들은 어디에서도 찾아보지 못했다. 막연했던 생각과 흐릿한 꿈은 삶 속에 파묻혀 사라지고 말았다. 올해 봄 교통사고가 있었다.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리던 버스에 치여 목숨을 잃을 뻔하였다. 6개월의 치료동안 그동안 나는 많은 것을 회상하게 되었다. 죽음과 삶은 찰나에 일어난다. 그 찰나에서 나는 생으로 돌아왔다. 지난 세월들이 무의미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을 향해 묻는다면 뭔가 아쉽다는 생각들었다. ‘뭐가 아쉽다’, 다시 말해 만족하지 못하였다는 뜻이리라. 그래도 만족도가 꾀 높았던 시점을 생각해본다. 대학 시절, 연애 시절 1, 결혼 생활10년 정도. 나머지는 그냥 산다. 주어진 환경에 자신을 맡기며 일하고 먹고 자고 논다. 그러다가 문득 스치는 생각이 그래도 한번 시도라도 해보자며 글을 쓰려고 하였다. 책장에 잠자듯 서있는 책들이 하나둘 눈을 뜨며 나를 본다. 이외수 작가의 [글쓰기의 공중부양]에게 손길이 갔다. 그는 나의 길잡이가 되기 충분하였다. 공감이 되는 부분을 현광펜으로 표시하고, 여백에는 나름 메모도 하였다. 14년이 지난 올 여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그 책을 다시 펼쳐보았다. 머리를 들고 하늘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가 지금도 말한다. “잔머리 굴리지 말고 마음으로 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