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었다.누군가의 작은 실수 하나가수백 그루의 나무와 수많은 생명,그리고 삶의 터전을 앗아같다.검은 연기, 뜨거운 불길,도망치듯 빠져나온 이들의 눈에 맺힌 허망함.산불은 잔혹했다.기억도, 뿌리도, 둥지도 모두 집어삼켰다.그 어떤 위로도 의미 없는 것처럼 보인다.잘못은 너무 컸고, 상처는 너무 깊다.그러나 얼마 후그 재의 땅 위에작고 연한 새싹이 피어날 것이다.한 줄기 햇살에 반짝이며,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자연은 다시,말없이 자신의 일을 시작할 것이다.자연은 분노를 안고 있지 않는다.누군가의 실수를 오래 탓하지도 않는다.그저 묵묵히,죽은 흙을 비옥하게 만들고,불탄 가지 틈에서 새로운 생명을 틔울것이다.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말한다."저 새싹을 보니까…나도 다시 시작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