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길 걸으며들판을 걷다 문득 마주한 아주 작은 새싹 하나.아직은 바람이 차고, 햇살조차 맵지만그 조그마한 생명은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땅을 뚫고 고개를 들고 있었다.어떤 이는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내 눈엔 그 새싹이 오랜 침묵 끝에 건네는 인사가 들렸다.“나, 살아 있어요.”그 새싹이 여기까지 오기까지분명 겨울이라는 긴 시간을 견뎌야 했을 것이다.눈 속에서, 얼음 밑에서,빛도 없이, 따뜻한 위로도 없이,묵묵히,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을 것이다.우리의 삶에도 겨울은 있다춥고 배고프고 불안한 나날들.몸의 기운은 예전 같지 않고,삶의 열정은 낯설게 식어가는 듯 느껴진다.누구도 알아주지 않고,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해간다.그러나 자연은 이렇게 말한다."겨울은 죽음이 아니라, 준비의 시간이다."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