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이었다. 전화가 울릴 때마다, 그 소리는 마치 어둠을 갈라내는 새벽의 첫 번째 새소리 같았다. 나는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반대편에서는 한숨 섞인 쉰 목소리가 들렸다. "저~ 그냥 벽에 붙은 스티커보고 전화했어요.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그 말은 마치 새벽 바람처럼 마음을 후벼팠다. 나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당신의 목소리를 들어서 다행입니다. 늦은 밤에 당신과 나, 이렇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아세요?" 그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말인지... 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나는 상담실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기적입니다. 지금 당신과 내가 이 작은 전화기로 연결되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