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일까. 책장 가득한 고서의 묵직한 무게일까, 아니면 교실 안에서 졸음을 참고 듣던 딱딱한 강의일까. 아니다. 역사는, 어쩌면 할머니의 무릎 위에서 듣던 이야기 속에 더 많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주름진 손끝이 내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던 농담과 옛날이야기는 나에게 고리타분한 과거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생생한 유산이었다.역사란 숨 쉬는 농담이다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나에게 늘 웃음과 깨달음을 동시에 준다. "네가 알렉산더 대왕이라면, 나는 디오게네스일 것이다." 그의 이 단순한 한 마디가 가진 무게는 어쩌면 철학책 수백 권을 뛰어넘는다. 그는 세상을 비웃었고, 그 비웃음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런 디오게네스는 내게 묻는다. "..